꿈과 현실 사이: 음악에서 찾은 인생의 멜로디

음악은 내 삶의 중심이었다. 어릴 적부터 가슴 속에서 타오르던 그 열정은 나이가 들어서도 꺼지지 않았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음악의 깊이와 아름다움에 더욱 매료되었고, 유명하고 유능한 음악인이 되는 것이 내 꿈이었다. 하지만 인생이란 것이 항상 우리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다. 나 역시 그 꿈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지 못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실망감과 아쉬움이 여전히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경험이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음악인의 길을 끝까지 가지 못했다고 해서 음악에 대한 나의 사랑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열정은 다른 형태로 내 삶에 스며들어 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우리의 인생은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자신만의 멜로디를 만들어갈 수 있다. 나의 경우, 음악을 통해 배운 조화와 열정, 그리고 끈기는 내 삶의 다른 영역에서 빛을 발했다. 특히 재림교단을 위한 기관의 사역자로, 목회자의 사모로, 그리고 교수 및 총장의 사모로 오랜 기간 일하면서 이러한 자질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오면서 우리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깨닫게 된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음악에 대한 재능은 있었지만, 뜨개질이나 바느질 같은 섬세한 손재주를 요하는 분야에서는 한계를 느꼈다. 처음에는 이런 나의 모습에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재능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에게는 특별한 라이벌이 있었다기보다는 늘 더 나은 모습을 추구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있었다. 특히 수학 시간이면 언제나 긴장감이 감돌았다. 복잡한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부러움이 일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부러움은 단순한 질투가 아니라 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은 열망이었던 것 같다.

우리 시대에는 공부를 잘하는 것이 곧 성공의 지름길처럼 여겨졌다. 그래서인지 더욱 뛰어난 친구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학창 시절의 성적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꿈을 꾸었던 것에 감사한다. 그 꿈이 있었기에 나는 더 열심히 살았고, 더 깊이 느꼈으며,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인생은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직선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길이 얽히고설킨 풍성한 교향곡과 같은 것이다.

꿈을 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비록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는 배움과 성장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를 라이벌로 여기고 경쟁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제의 자신보다 나은 오늘의 자신이 되는 것이다.

여러분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꽃 피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이 오히려 여러분을 더 풍성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아서,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끝까지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학창 시절의 작은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해 나가기 바란다. 그리고 때로는 옆을 돌아보며 함께 달리는 이들과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도 잊지 말자. 그것이 진정한 성공의 비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