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일제 강점기의 끝자락에 태어난 나는 해방의 기쁨을 느끼기에는 너무 어렸다. 하지만 그 시대의 무게는 어린 내 어깨에도 무겁게 내려앉았다. 해방 직후의 한국은 온 국민이 가난에 시달렸고, 전염병으로 많은 또래 친구들이 세상을 떠났다. 나는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그 시절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6.25 전쟁이 터졌다. '유교사변'이라고 불렀던 그 전쟁은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산속으로 피난 가던 그 날, 나는 어린 나이에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목격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의 부재는 우리 가족을 극도의 가난 속으로 밀어 넣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고등학교에 갈 형편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가난했기에, 오히려 위안이 되기도 했다. '대동지환(大同之患)'이라는 말처럼, 모두가 같은 고통을 겪으니 그 고통이 덜 느껴졌던 것 같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나는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려 노력했다. 이는 단순히 타고난 것이 아니라, 삶의 굴곡을 겪으며 점차 다져진 마음가짐이었다. 실패나 좌절을 마주했을 때, 나는 그것을 오래 붙들고 있기보다는 빠르게 수용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편이었다.
예를 들어, 학교에 지원했다가 떨어졌을 때도 나는 오래 낙담하지 않았다. 대신 "이 길이 아니라면, 다른 길이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이런 태도는 단순히 실패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새로운 기회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인생의 전환점은 40세에 찾아왔다. 우리 교단의 지원을 받아 박사 과정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통 20대에 박사 학위를 받는 것과는 달리, 나는 40세에 공부를 시작해 45세에 학위를 받았다.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순간이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첫째, 배움에는 늦은 때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 때로는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이들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회의 도움으로 이룬 이 성취는 내게 큰 축복이었고, 동시에 겸손함을 가르쳐 주었다.
내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재림교회와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선택을 넘어, 내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꾼 사건이었다. 나는 일제 시대, 예수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시골에서 태어났다. 세월이 흘러 대구라는 도시로 나오면서 비로소 교회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고, 우연히, 아니 어쩌면 필연적으로 재림교회를 알게 되었다.
재림교회인이 되는 과정은 마치 오랫동안 쌓아온 먼지를 털어내는 것과 같았다. 과거의 나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느낌이었다. 이전의 삶이 흐릿한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았다면, 재림교회를 만난 후의 삶은 맑은 햇살 아래 뚜렷한 길을 걷는 것 같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순간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된다. 우리 인생에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빛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재림교회인이 되기로 한 그 결정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젊은 세대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의 인생에도 반드시 그런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때를 놓치지 말고 용기 있게 선택하라. 때로는 그 선택이 두렵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선택이 여러분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인생은 우리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깊은 지혜와 감사를 배우게 된다. 후회 없는 삶이란 실수가 없는 삶이 아니라, 그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 삶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 인생이 후회 없는 풍요로운 여정이었다고 자부한다.

Image Prompt: Create an oil painting that captures the essence of a life filled with challenges, growth, and profound realizations. The setting is South Korea, spanning different eras from the 1940s to the 1980s. **Scene Details:** 1. **Foreground:** - A young Korean boy, around 6-7 years old, holding his mother's hand, surrounded by the chaos and destruction of the Korean War. The boy's expression is a mix of fear and resilience, symbolizing the strength found in adversity. - The mother, dressed in traditional hanbok, exudes a sense of protective determination as they navigate the war-torn landscape. 2. **Middle Ground:** - A bustling, yet impoverished post-war community, where children play with makeshift toys, and families struggle to rebuild. This section should reflect the collective hardship and resilience of the people during this period. - A young man in his late teens or early twenties, wearing modest, worn-out clothes, stands near a simple school building, symbolizing the pursuit of education despite economic hardships. 3. **Background:** - The cityscape of Daegu in the 1980s, with a prominent church tower, representing the transforma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