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처럼 얽힌 어린 시절의 추억들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내 인생은 마치 다채로운 모자이크와도 같았다. 각기 다른 색과 모양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낸 것처럼, 나의 경험들도 서로 얽히고설켜 지금의 나를 만들어냈다.

앙꼬빵의 달콤한 맛은 지금도 내 혀끝에 생생하다. 그것은 단순한 간식이 아닌, 우리 세대의 소소한 행복이자 희망의 상징이었다. 어려운 시절, 그 작은 빵 하나로 행복해하던 우리의 순수함과 감사함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뭉클하다.

어머니의 "공부 좀 제발 열심히 해라"라는 말씀은 늘 귓가에 맴돌았다. 그 한마디 속에 담긴 깊은 사랑과 걱정,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대한 간절한 희망을 이제야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어머니의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음악은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피아노 건반 위를 달리는 손가락, 노래를 부를 때 느껴지는 가슴의 울림, 그리고 음악을 통해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순간들. 이 모든 것이 나를 음악의 세계로 더욱 깊이 이끌었다. 비록 전문 음악가의 길을 걷지는 않았지만, 음악은 여전히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며, 그때의 순수한 열정은 다른 분야에서도 나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외할머니의 존재는 내 유년기의 따뜻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소금장수 이야기는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뿌리와 전통, 그리고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소중한 유산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심어진 사랑과 지혜의 씨앗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냈다고 확신한다.

내 어린 시절은 마치 고요한 호수와도 같았다. 너무나도 얌전하고 말이 없어 때로는 주변 사람들이 내가 그 자리에 있는지조차 잊곤 했다. 하지만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깊이 있는 사고와 섬세한 감성을 키워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내 안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되었고, 그것을 조금씩 세상과 나누는 법을 배워갔다.

6살 때 겪은 눈의 열병은 내 인생의 큰 시련이었다. 실명 직전까지 갔던 그 시절, 어린 나이에 세상이 점점 흐려지는 것을 경험한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혼란스러운 일이었는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나는 인내심과 극복의 의지를 배웠고, 이는 이후의 삶에서 큰 자산이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삼육학교에서의 경험은 특별했다. 매일 아침, 다른 아이들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그 순간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복식 수업, 성경 공부, 음악 시간 등 지금 생각해보면 참 특별한 경험들이었다. 물질적으로는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열세 살, 영남삼육학교에서의 시간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경제적으로 너무나 힘든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내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공부와 함께 근로생으로서 많은 노동을 해야 했지만, 그 경험들이 내 인생의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다.

대학 합격 통지서를 받았을 때의 그 순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나이 마흔에 뒤늦게 대학생이 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날의 감격과 설렘을 되새기며, 나는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대학 시절, 나의 경험은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달랐다. 결혼 후 공부를 시작했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누리는 전형적인 캠퍼스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꼭 불행한 것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의 나이와 경험이 젊은 학우들에게는 특별한 존재가 되게 해주었다.

영문과 교수님들의 따뜻한 배려와 사랑은 지금도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분들은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 전체를 돌보아 주셨다. 그분들의 헌신과 사랑은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이 모든 경험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이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의 현재가 어떠하든, 그것이 여러분의 전부가 아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희망의 빛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빛은 종종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온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여정이다. 하지만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배우며, 더 나은 사람이 된다. 나의 경험들이 여러분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특별하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잊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