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내 삶의 보물이자 유산

인생의 여정에서 책, 특히 성경과 관련된 서적들이 내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수집품이 아닌, 내 삶과 신앙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보물들이었다.

어린 시절 우리 가정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나는 무언가를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처음에는 우표 수집으로 시작했으나,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문득 든 생각이 돈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의미 있는 것을 모으고 싶다는 것이었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바로 성경 모으기였다.

지난 50여 년간 나는 열정을 다해 성경을 모았다. 각국의 번역본, 고대 사본, 귀중한 역본들을 포함해 약 500권에 이르는 성경 컬렉션을 갖게 되었다. 영어로 번역된 것만 50종, 한국어로 된 것이 30종이나 되었고, 해외 여행을 갈 때마다 그 나라의 성경을 사 왔다.

이 컬렉션은 처음부터 삼육대학교 도서관이나 박물관에 기증할 생각으로 모았다. 지금 박물관 3층에 가면, 내가 평생 모은 500권의 성경이 잘 정리되어 전시되어 있다. 성경뿐만 아니라 성경 관련 사전들도 열심히 모았는데, 이 사전들은 신학관 4층의 신학 도서실에 8000권이나 기증했다.

이렇게 모은 책들, 특히 성경은 단순한 수집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내 신앙의 여정이자, 인생의 이정표와도 같다. 물질적인 것보다는 영적인 것에 가치를 두었고, 책을 통해 얻은 지식과 지혜는 그 어떤 재산보다도 값진 것이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직접 책을 읽기는 힘들어졌지만, 내가 모은 이 책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삼육대학교 박물관과 도서관에 있는 내 컬렉션을 통해, 많은 이들이 영적 성장을 이루고 지혜를 얻기를 소망한다. 이것이야말로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유산이라 생각한다.

책에 대한 이러한 애정과 가치관은 내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영적 성장과 인격 형성의 도구로서 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특히 성경은 내게 삶의 지침이자 위로의 원천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지식의 가치와 함께 그것을 나누는 것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개인적인 소장품에 머무르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기증을 결심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지식과 지혜는 나눌수록 그 가치가 더해진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모으고 연구하는 과정은 내 인생에 큰 기쁨과 보람을 주었다. 각 책에 담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영적 통찰력을 발견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진진한 모험과도 같았다. 이러한 열정은 나이가 들어서도 식지 않았고, 오히려 더 깊어졌다.

결국 이 모든 경험과 노력들은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책을 통해 얻은 지혜는 나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넓혀주었고, 이는 목회자로서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더 깊이 있는 설교와 상담, 그리고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책의 가치를 믿는다. 비록 직접 읽기는 힘들어졌지만, 내가 모은 책들이 다른 이들의 삶에 빛이 되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내가 평생을 바쳐 이룬 가장 값진 성과이자, 후대에 남기고 싶은 진정한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