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의 시대, 이해의 씨앗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는 조용하고 순응적인 학생이었다. 당시의 사회 분위기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선생님의 말씀은 곧 법이나 다름없었고, 학생들은 그저 순응해야 했다. 크리스천 가정에서 자란 나는 타인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갖고자 노력했다. 선생님들의 엄격한 태도나 때로는 부당해 보이는 처사에 대해서도 그들을 이해하려 애썼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 속 깊은 곳에 불만이나 의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억울함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그 시절의 나에겐 그런 불만을 표출할 용기도, 의지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맞아주기만 했던 것 같다.

이런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노력하는 습관, 그리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자세는 그때부터 형성되었다. 물론,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은, 모든 상황에는 양면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부정적으로만 보였던 경험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킨 소중한 교훈이 되었다.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한 발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경험들은 나의 인생관과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순응적인 태도를 넘어, 상황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게 되었다. 이는 후에 목회자로서의 삶에서도 큰 자산이 되었다. 다양한 배경과 성격을 가진 교인들을 대할 때,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은 나를 더욱 겸손하게 만들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때로는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는 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로 이어졌다.

결국, 학창 시절의 경험들은 나를 더 넓은 시야와 깊은 이해력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단순히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그 속에서 의미를 찾고 성장의 기회로 삼는 법을 배웠다. 이는 내 인생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나의 삶의 방식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