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과 도전, 성장의 여정

인생의 여정은 참으로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그저 담담한 마음으로 새로운 책임을 받아들였다. "이제 내가 맡았다." 이 간단한 문장 속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일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넘어, 한 인간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수용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우리 세대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화려한 언어나 과장된 포부 대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방식이었다. "뭐든지 맡으면 잘해야지"라는 생각은 내 삶의 모토가 되었고, 이는 단순히 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원칙이었다.

그러나 인생은 때로 예상치 못한 도전을 안겨주었다. 사서로 일하던 시절, 미국에서 공부한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도서관장을 만난 것이 그 중 하나였다. 그분의 엄격함은 때로는 과하다고 느껴질 정도였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경험이 내게 얼마나 값진 교훈을 주었는지 깨닫게 된다.

어느 일요일 아침, 평소보다 조금 늦게 출근했을 때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 관장님께서 이미 나와 혼자서 서고 정리를 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느낀 부끄러움과 죄책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또 다른 날, 내가 버린 쓰레기통을 뒤져 아직 뒷면을 사용하지 않은 카드를 발견하셨을 때의 일도 잊을 수 없다. "이런 건 절대 버리면 안 돼요. 앞뒤로 다 써야 해요."라는 관장님의 말씀은 단순한 지적이 아닌, 자원의 소중함과 절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가르침이었다.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은 보수관에서의 일을 마치고 아내의 센터로 옮겼을 때였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 그것은 마치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았다. 처음엔 막막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센터의 모든 것을 처음부터 설계하고 구축해 나갔다. 특히 아내의 귀중한 원고와 자료들을 위해 특별한 보관소를 만들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볼트'라고 부르던 그 창고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지식과 열정이 담긴 보물 상자와도 같았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나는 새로운 시작이 주는 두려움과 동시에 그것이 가져다주는 성취감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작은 일에서도 완벽을 추구하는 것의 중요성, 자원의 소중함, 그리고 책임감 있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깨달았다.

때로는 엄격하고 힘든 환경이 여러분을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다.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그 속에서 배울 점을 찾으려 노력하라. 그것이 여러분을 더 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될 때,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여기라.

인생은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힘든 순간도 결국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일 뿐이다. 그러니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속에서 배움의 기회를 찾아라. 그것이 바로 성장의 열쇠이다. 우리 인생의 가장 큰 성취는 종종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던 도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라.